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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은아멘토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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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6학년 때 가출해 보호시설에 다녀온 23세 멘티의 이야기를 듣고

과연 제가 이 아이의 멘토를 할 수 있을까 하는 두려운 마음이 밀려왔습니다. 

 

기도하던 중 마음이 조금 열려 아이를 만나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만나게 되었는데 

지레짐작으로 두려운 마음을 가졌다는 것을 후회했습니다. 첫 만남 때 나이보다 생각이나말이 어리고

주눅들어 보였는데 임귀복 목사님께서 저를 소개하시면서 “OO아, 네 엄마야”라고 하시니 매우 당황스러웠습니다.

 

멘티와 주로 톡으로 연락하며 가끔 통화했는데 돌아오는 답은 '네, 아니요, ㅠㅠ' 가 전부였습니다.

어떻게 하면 유대감을 가질 수 있을까? 하는 생각으로  음료 쿠폰을 보내며 고민했습니다.

 

멘티는 배움도 짧고 삶의 좋은 경험치가 없어서 자존감이 많이 낮은 상태였고,

이성의 의존도가 높아서 남자친구도 함께 만나 식사도 하고 도움을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억울한 일을 당하여 많은 부채로 힘들어 하는 멘티를 위해 여러 방법으로 파산 준비를 진행했고,

법원으로 부터 파산신청이 결정된 날 함께 부둥켜 안고 울었습니다.

 

멘티는 여전히 자립하려는 의지가 강하지 않아 일하기를 힘들어 하지만,  처음보다 좋아진 점도 있습니다. 

자신의 생각을 다른 사람들에게 이야기 하고 숨어버리지 않으며 돈을 빌려 가면 갚는다는 것입니다.

제가 멘티를 위해 해주는 반복적이고 지속적인 이야기에 화도 내고 미운 말도 하지만,
조금씩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멘토링을 진행한 지 벌써 3년이 되어가니 멘티 아이가 먼저
제 안부도 묻고 나쁜 행동을 하려할 때 멘토인 제가 떠올라서 멈추기도 한다고 했습니다. 


아직도 가끔은 미운 짓하고 힘들 때도 많지만 “멘토님 덕분에 제가 많이 좋아졌죠” 하는
그 한 마디에 마음이 녹습니다.

 

저의 사랑스러운 멘티는 달팽이가 집을 짓 듯 아주 서서히 변하고 있지만,

멘티가 성장하는 모습을 통해 저 또한 더 기도하며 오래 참음을 배우고

예기치 못한 기쁨과 보람도 맛보고 있습니다. 어른들의 잘못으로 망가졌던 멘티의 삶이 멘토와

함께 새롭고 아름답게 태어났으면 좋겠습니다.


                                                                                                             - 멘토 송은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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